두 거장 오랜 파트너십 빛나는 무대…관객에 깊은 울림 선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다시 한 번 깊은 호흡으로 무대에 오른다.
고양문화재단은 오는 21일 오후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정경화&케빈 케너 듀오 리사이틀’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두 거장이 오랜 시간 쌓아온 파트너십이 빚어내는 밀도 높은 음악적 교감으로 채워진다. 낭만주의의 서정, 북유럽 민속적 색채, 프랑스 실내악의 정수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정경화는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우승 이후 반세기 넘게 세계 정상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저명 연주자들과 협연하며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강렬한 감수성과 치열한 탐구로 ‘바이올린의 거장’으로 불려온 그는 라두 루푸, 크리스티안 짐머만, 조성진, 김선욱 등 당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와 함께 협연 무대를 꾸려왔다. 케빈 케너와는 2011년 첫 듀오 공연 이후 10여 년 동안 예술적 교류를 이어오며 호흡을 맞춰왔다.
케너는 1990년 제12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자 없는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고,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테렌스 저드 상 등을 석권했다. 지성과 서정성을 겸비한 피아니스트로 평가받으며 영국 왕립음악원과 마이애미대 프로스트 음악원 교수로 후학을 양성해왔다. 또 쇼팽 콩쿠르와 부조니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권위 있는 교육자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는 세 편의 소나타로 구성된다.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 1번’은 긴박한 흐름 속에서도 서정적 선율이 살아 있는 낭만주의의 정수를 보여주고, 그리그의 ‘소나타 3번’은 노르웨이 민속적 색채와 극적 대비로 활력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는 순환 형식을 바탕으로 한 긴밀한 대화와 서정미로 실내악의 정점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리사이틀을 넘어 정경화의 60여 년 음악 여정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무대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카네기홀 리사이틀과 미주 투어와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한국 관객이 먼저 만나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양문화재단은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년 리사이틀 시리즈는 3월 양인모 바이올린 리사이틀로 시작해 성황리에 막을 올렸으며, 정경화·케빈 케너 듀오 무대에 이어 10월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Mozart Project II’가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아람음악당은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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