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접수·발송 과정 공무원 개입 정황… 행정 책임구조 전면 점검론 고개
파주시 공무원들이 특정 정당 인사의 직위 해제를 요구하는 탄원서 작성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른바 ‘관권개입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해당 탄원서의 실물이 확보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역 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이 핵심 가치로 요구되는 공직사회에서 조직적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실 공방을 넘어 행정 전반의 책임 구조로 번지는 양상이다.
28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고준호 경기도의원(국민의힘)은 전날 열린 파주시의회 제26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특정 정당 당협위원장의 직위 해제를 요구하는 탄원서의 실물을 확보했다”면서 “이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부를 넘어 행정의 중립성과 책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파주시의 한 시의원이 폐기물 처리업체 선정 과정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사안이 있다. 해당 시의원은 당시 파주시장과 관계 공무원, 일부 환경업체로부터 허위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협박 및 강요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했으나, 수사 결과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민간업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에서 파주시 공무원이 탄원서 접수 결과와 등기 발송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관권개입’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단순한 민원 처리 차원을 넘어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정치적 요구가 담긴 문서의 작성과 유통 과정에 공무원이 관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고 의원이 확보했다고 밝힌 탄원서에는 특정 정치인의 직위를 해제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탄원서의 작성부터 접수, 발송까지 전 과정에 공무원이 어떤 경로로 관여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있다”며 “누가 개입을 지시했는지, 외부 업체와의 유착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이러한 행위가 조직적 구조 속에서 이뤄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철저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련 법적 절차를 검토해 강력한 대응에 나설 방침도 밝혔다.
고준호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파주시의 행정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발생한 단수 사태와 광역소각장 건립 논란을 언급하며 파주시의 의사결정 구조가 폐쇄적이고 시민에 대한 책임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수 사태 당시 재난 판단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아 시민 지원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고양시 생활폐기물 처리 물량이 포함된 광역소각장 계획 역시 공식 문서와 시민 대상 설명이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원서 정치개입 의혹부터 단수 사태, 소각장 논란까지 이어지는 사례들은 파주시 행정의 책임 방식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며 “행정이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거나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행정 전반의 구조적 혁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탄원서 실물이 확보됐다는 발표로 공무원들의 정치 개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구체적 사실 규명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향후 시의회 차원의 진상 규명은 물론, 사안에 따라 법적 공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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