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불법 비상계엄 이후 대한민국이 급격한 혼란에 빠져들며 수습이 난망한 모습이다. 급기야 우리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폭동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인 보수 강경 아스팔트 시위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을 기습 난입하는 폭동을 일으켰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법원에 대한 폭동은 대한민국이 민주화된 이후 불거진 불행의 역사다. 문명사회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될 후진국적 야만의 폭력행위다.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직접 폭동 가담자 등 100여 명이 수사 당국에 입건되거나 체포돼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당연히 공권력 복원과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사법 처벌이 불가피하다.

서부지방법원에 대한 폭동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전격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일어났다. 이날 윤 대통령 구속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던 지지자들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이후 흥분 속에서 법원에 난입해 기물과 집기를 파손하는 과격 시위대로 돌변했다.
폭동에 가담한 과격 시위대는 “이것은 혁명이다”라는 외마디 구호를 외치며 사납게 법원 내부로 돌진했다. 법원을 온통 들쑤시고 광기와 야만의 폭력행위를 저지를 이들은 영장을 발부한 차 모 판사가 있는 7층까지 각목을 들고 찾아가 위협하기도 했다. 다행히 해당 판사는 퇴근한 이후였다. 폭도들은 이날 새벽 약 3시간 동안 법원을 장악하고 침탈하여 다중의 폭력과 불법 위력을 행사해 사법기관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사법부 테러 전후에 한 목사는 헌법 위에 국민 저항권이 있다는 말로 현 시국의 본질을 왜곡호도하고 선전하는데 열을 올리며 지지층을 자극했다. 국민의힘 모 의원은 이들 폭동 시위대를 애국시민, 십자군이라는 칭호를 붙이며 과격 시위를 옹호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 종교인이 이번 폭동 폭력 행위의 배경에 직간접적 배후자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은 윤대통령의 체포와 구속이 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진행과는 형평성에 차이가 많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러 건의 사법 리스크에 놓여 있는 야당 대표와 윤대통령의 불법 계엄과 중대죄인 내란 혐의를 동시에 놓고 비교하며 반박 논리를 쥐어짜는 모습이다. 일반 국민이 이를 모를 리 없고 그들만의 궤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 와중에 권영세 호 국민의힘은 강경 유튜버 10여 명에게 설 선물까지 보내며 사실상 그들을 옹호하고 격려했다. 모두 내란선전에 고발된 유튜버들이다. 내란 동조 옹호당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론전에 합세하며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하는 모습에 건전 보수당의 품격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보수 강경 유튜버는 이번 법원 난입 폭동과 12.3 계엄 시국 이후 줄곧 이어진 대규모 집회 시위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 부대와 함께 아스팔트 강경 극우 세력으로 불리고 있다. 현 시국을 보는 왜곡된 논리를 확대 재생산하며 수십, 수백만 명의 회원을 거짓선동하고 이번 폭동도 부추겼다는 게 중론이다. 그들은 자극적인 주장으로 슈퍼챗을 모으고 상당한 금액의 수입을 올리며 돈벌이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가 이들을 나라를 위해 일하는 정치인과 종교계 성직자, 건전 시민으로 인식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은 현재 건국 이래 진영대결이 가장 극심하며 극단주의가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나 정치 관점이 다르다고 해 불화와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 벌어진 사태다. 자꾸 팬덤화 돼 가는 일부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해 잘못된 세몰이에 나서고, 맹목적인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도 작금의 이 상황에 악영향을 끼친 측면이 크다. 전반적으로 민주주의가 뿌리를 잘못 내리고 그 순기능이 위축되고 갈수록 강경화 양상을 띠는 모습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나 미화될 수 없다. 폭력은 나라를 더욱 혼란과 혼동으로 몰아넣고 국론 분열만 가속화시키는 무모한 도전이다. 그것은 민주 공화정의 기본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사법체계를 파괴하는 악수(惡手)다.
계엄과 탄핵정국으로 전 세계에서 치안이 안전하다고 소문난 대한민국의 일상이 크게 흔들리고 불안해졌다. 지금은 현 시국을 부른 불법과 위헌에 대한 합법한 사법 절차를 속히 진행하고 단죄해 정의와 상식을 되찾는게 우선이다. 또한 민주시민으로서 최고 헌법기관의 판결에 수용하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 정치권과 위정자들 모두 심각한 위기감과 반성, 혼란 수습에 당리당략을 버리고 힘을 합쳐야 한다. 국민과 시민들도 생각이 다르다고 냉정을 잃고 극단적인 사고에 빠져서는 안된다. 생각의 차이는 대화와 타협으로 그 간극을 좁혀가는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을 발휘할 때이다. 서로 아우르고 보듬어 안아야 한다. 내 편 네 편 따지며 다투다가 나라 다 거덜 나고 망한 뒤에 후회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민적인 대타협과 화해, 상생, 배려가 절실한 때이다.
출처 : 이슈인팩트(http://www.issuein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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