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교동도, 시간이 쉬는 섬…그곳엔 그리움이 있다

최정석 기자

jschoi@naver.com | 2022-09-06 11:05:41

6.25 북한 피난민들 거주...교동대교 계기 '평화·통일의 섬' 거듭나
섬 곳곳 鄕愁 가득...오랜 세월에 레트로 감성 분위기가 정감 더해

강화 ‘교동도’. 행정구역으로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이다. 인천광역시에 속해 있지만 교동면 북부 해안선은 휴전선의 남방 한계선이다. 따라서 교동 서북부쪽은 휴전선 너머에 북한 황해도 연안군·배천군과 마주보고 있다.이처럼 교동도는 북한과의 거리가 2.6km에 불과한 접경지역으로,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연백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모여 삶의 터전으로 지내고 있는 섬이다. 오랜 시간 도시화가 늦어진 도서(島嶼)지역으로 '시간이 멈춘 섬'의 이미지가 남아 있다.2014년 교동대교 개통을 계기로 거듭난 교동도가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함께 최신 ICT기술 기반의 다양한 관광 콘텐츠가 주목을 받고 있다.이에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며 '시간이 멈춘' 레트로 감성의 교동도를 추석 연휴 중 하루여행 개념으로 다녀올 수 있도록 간략히 소개한다. / 편집자 주

▲교동도 지도. (자료=강화군)

교동도는 강화도에서 한참을 지나 대한민국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마치 가보지 않은 길을 처음으로 가는 듯한 긴장과 기대감에 불안과 설렘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여기서부터 민북지역, 검문에 협조 바랍니다' 교동대교 입구에 적힌 안내문부터 긴장감을 더했다. 

교동도는 북한 땅과 가장 가까운,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쪽에 위치한 지역이라 출입신청서를 작성한 후 차량출입증을 받아야 갈 수 있는 곳이다. 해병대 검문을 통해 교동대교를 건넜다.

▲교동대교. (사진=최정석 기자)

교동대교를 건너면서 가장 먼저 만나는 볼거리는 고구저수지이다. 특별한 풍경보다 고구낚시터 이용객이 주가 되는 저수지로, 연꽃이 드넓게 분포돼 있어 여름이면 절경을 이룬다. 

저수지 중앙에 정자와 나무데크가 있어 나름의 풍경을 보여주지만 저수지를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가 없어 허전함이 있다. 그저 주변에서 저수지 전체와 저수지 앞의 작은 습지에 가득한 연꽃을 바라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다.

고구저수지를 지나면 갈림길 앞에 교동관광안내소(웰컴센터) 역할을 하는 교동제비집이 있다. 

▲교구저수지. (사진=최정석 기자)

교동도에는 유독 제비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제비를 흔히 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교동도 가옥에는 처마 밑에 제비집이 제법 남아 있다. 

실향민들은 제비를 보고 그리운 고향에서 온 귀한 손님이라 부르며 소중히 다뤘다. 이에 강화군에서는 그들의 특별한 애정이 담긴 제비집을 관광산업으로 육성해 미래를 향한 도약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교동제비집은 2층 건물로 1층에서 교동신문 만들기를 할 수 있다. 플렛폼에서 교동도의 명소·역사 등을 골라서 기사에 넣고 기념사진을 찍어 넣으면 신문이 완성된다. 제작한 교동신문은 이메일로 받아 볼 수 있다. 보기만 한 신문을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교동제비집 전경. (사진=최정석 기자)

이후 교동도에서 유명한 대룡시장으로 향했다. '어서오시겨'라고 강화 사투리로 써진 대룡시장 출입구의 큰 간판이 정겨움을 선사한다. 

대룡시장 골목 양켠에 식당 등 먹을 곳이 즐비하다. 다양한 먹거리에 무엇을 먹을지 걱정하는 것은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즐겁고 행복한 고민이다. 

대룡시장은 지난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 TV 프로그램 등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얻게 됐다.

▲대룡시장 입구. (사진=최정석 기자)

글에서 거듭 강조한 것처럼 교동도의 시간이 멈춘 듯한 이미지, 이른바 레트로 감성의 모습은 많은 도시 사람들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상기(上記)한 낡은 간판의 노포나 색이 바랜 극장 건물 등은 마치 1960년대를 배경으로 구성한 영화 세트장처럼 느껴졌다. 골목 곳곳에 그려진 벽화나 오래된 건물들이 복고풍의 느낌을 더해준다.

▲대룡시장 벽화거리. (사진=최정석 기자)

시장 상인들이 개발을 게을리해 옛 모습이 지속된 것이 아니다. 교동도 지역이 군사구역으로 묶이면서 오랜 세월동안 외지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결국 현지 생활이 유지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룡시장은 골목 생김새나 상점의 간판 등이 모두 그 시절 그대로 남아 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대룡시장은 본래 한국전쟁 당시 북한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온 실향민들이 생계 유지 위해 만든 시장이 시초이다. 

고향에 있는 시장인 연백장을 그대로 본 따서 만든 골목시장으로, 오래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실향민들에게는 향수를, 외지인들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느끼게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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