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 ‘뉴로컬리즘’에서 돌파구를 찾다

최재영 기자

jychoi@naver.com | 2025-08-27 14:57:38

곽정섭 교수 ‘뉴로컬리즘으로 승부하라’ 출간
지방소멸위기 돌파 해답으로 ‘뉴로컬리즘’ 제시

한국 사회는 지금 거대한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인구 절벽은 더 이상 예고편이 아닌 현실이 됐으며,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은 지방을 빠르게 소멸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 산업 공동화 현상은 지방 경제의 활력을 앗아가고, 남은 청년 세대마저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도시를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신호다. 지방 대학의 정원 미달, 소멸 위기 마을의 증가, 산업단지 공동화는 이미 현실에서 확인되는 경고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균형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뉴로컬리즘’, 단순한 지역 방어를 넘어

이러한 위기 속에서 30여 년간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IT와 산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온 곽정섭 교수는 “지역은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약자가 아니라, 스스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주체”라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뉴로컬리즘(Neo-localism)’이다. 이는 지역을 단순히 지키는 차원을 넘어, 고유한 자원과 문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과 맞설 수 있는 역동적 패러다임이다.

예컨대 지역의 특산물이나 전통문화가 단순한 관광상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첨단기술과 결합해 세계 시장에 통할 브랜드로 재탄생하는 방식이다. 지역이 스스로를 ‘또 다른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때, 국가 전체의 경쟁력 또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로컬이 답이 될 수 있는 이유

청년 세대의 좌절 역시 지역과 맞닿아 있다. 수도권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높은 주거비용은 젊은 세대를 지치게 한다.

반면 지역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건과 함께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다. 단순히 귀농·귀촌을 권장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에서 자립 가능한 일자리와 창의적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지방소멸 위기와 해법을 다룬 신간이 주목을 받는다. (사진=AI생성이미지)

곽 교수는 이를 위해 “로컬을 살아 숨 쉬는 성장의 장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방 정부와 중앙정부의 정책 지원은 물론, 기업과 청년 창업가, 시민이 함께 지역 생태계를 일궈 나갈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글로벌리즘 끝에서 발견한 로컬의 가능성

곽정섭 교수는 이전 저서 '글로벌코드로 일하라'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의 생존 전략을 다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향을 바꾸어 글로벌리즘의 그늘 속에서 ‘로컬’의 힘을 주목한다.

그는 최근 출간한 ‘뉴로컬리즘으로 승부하라’를 통해 “글로벌리즘은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오히려 각 지역이 가진 고유성과 다양성이 새로운 경쟁력”이라고 단언한다.

▲곽정섭 지음, 좋은땅출판사, 300쪽.

‘뉴로컬리즘’은 단지 지역을 위한 생존 전략이 아니라, 국가 전체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혁신 과제다. 이는 인구 절벽과 산업 공동화라는 난제를 돌파할 수 있는 유력한 해법으로 제시된다.

도시 아닌 지방이 중심이 되는 미래

지방 소멸 위기 앞에서 선택지는 분명하다. 지금처럼 수도권 중심의 불균형 구조를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지방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워낼 것인가.

곽 교수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로컬의 힘으로 글로벌을 뛰어넘어라”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지역 공무원과 정책 담당자에게는 실질적인 정책 기획의 나침반이 될 수 있고, 청년 세대에게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비전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 사회가 처한 위기를 넘어설 열쇠는 ‘뉴로컬리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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