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험한 세상, 베란다에 열린 희망 한 알

/ 기사승인 : 2021-06-17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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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재 이슈인팩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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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30도를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가 기승입니다. 계절의 초침도 어느덧 절정의 여름을 향해 내달리고 있군요. 계절의 흐름과 상관없이 세상의 시계도 바삐 움직입니다. 하릴없이 먹는 건 나이고 늙음입니다. 유행가 노랫말 중 나이 든다는 건 늙어가는 것이 아닌 익어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요.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듣기만 그럴싸한 말입니다. 이 말의 속내인즉 젊음으로 다시 갈 수 없음에 대한 원망과 자기 위안만 절절할 뿐입니다.



생리적 늙음으로 병치레와 함께 머리숱은 빠지고 피부의 노화가 생생히 진행되는 마당에 늙음이 기쁠 리 없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그저 정신적으로 아름답게 나이 먹자는 얘기쯤으로 흘려보냅니다. 노래는 노래 일 뿐이지요. 오늘 아침 뜨거운 원두커피 한 잔 마시며 세상 돌아가는 얘기 몇 개 풀어봅니다.




요새 정치권이 30대 젊은 정치인의 등장으로 화젭니다. 80년대 태생 올해 나이 만 36세의 이준석 얘기입니다. 국회의원에 한 번도 당선되지 않은 0선의 그가 돌풍을 일으키고 보수당 제1야당의 당 대표에 오른 것입니다. 언론이 연일 그와 관련한 기사 세례를 뿌리며 난리 블루스입니다. 일거수일투족 그림자까지 쫓아 팔로잉할 기셉니다. 기존 정치문법을 과감히 탈피한 파격행보가 신선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의 인기가 부러웠던지 상대당인 여당 민주당도 30대 신인 정치인 발굴에 혈안입니다.




글쎄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노련함과 관록의 싸움입니다. 하버드대 출신의 이준석이 영민한 머리로 바람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선을 불과 1년도 채 안 남겨 둔 시점에 거물급 대선 주자들과 당내 기성 정치인들 틈바구니에서 제대로 된 정치역량을 펼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볼 일입니다. 특유의 저돌적인 기질과 경험 미숙으로 설화(舌禍)를 낳고 따돌림에 몰리는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 없길 바랄 뿐입니다. 만화가 박계동 씨가 이준석에게 경고라도 날리듯 그의 만평 ‘박계동의 손바닥 아트’로 따르릉 자전거 타고 가는 이준석 앞에 계단을 그려놓고 “젊은이 조심하게...”라는 풍자를 해놓았더군요.




수 십 명의 무고한 시민을 앗아간 광주 학동 건물 붕괴사건은 뿌리 깊은 또 하나의 인재(人災)로 기록될만합니다. 건설업계에 공공연한 하도급의 재하도급 관행이 이번 참사를 낳은 겁니다. 5층짜리 건물 하나 해체하는 일을 우습게 아는 건설사의 횡포가 부른 참사입니다. 원청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이 이를 모를 리 없었을 겁니다. 대한민국 수백, 수천개의 건설사들이 밥 먹듯 쓰는 수법입니다. 건교부 등 정부의 철저한 규제나 처벌, 관리감독이 없다면 이번 사태는 언제든지 또 터질 수 있습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설 시행법의 전면 재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제2, 제3의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사고, 대구지하철 사고가 언제든 가능할 수 있다니 오뉴월에도 소름 돋습니다. 도시 난개발의 어두운 단면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 않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꾼들이 부른 인재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뉴스도 눈에 띕니다. 요즘 가정용 금고가 부쩍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덕분에 시중에 5만 원권 지폐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데, 금고를 사들인 사람들이 고액 5만 원권 현금 지폐를 금고 안에 꽁꽁 넣어둔 겁니다. 현금가치가 높은 금붙이를 사들이는 것과 같은 심리지요. 은행 초저금리 시대에 코로나19 등 악재로 인한 세계경제 불황이 부른 불안 현상입니다. 전쟁 전후나 대공황, 대형 전염병이나 재난 재앙이 닥치면 으레 이런 세기말적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지금 사람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일 테지요. 어찌 됐든 시중에 현금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으면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경제의 활력도 탄력을 잃게 되니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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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잡하고 험한 세상 와중에도 베란다농법으로 토마토에 희망의 한 알이 열린다. (사진=이슈인팩트 제공)

험하고 복잡한 세상 얘기 와중에도 우리 집 베란다 작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등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기쁨을 줍니다. 상추는 벌써 두세 번 잎을 따 비빔밥으로 식단에 올랐습니다. 가지는 넓은 잎을 피우기 시작했고, 방울토마토는 노란 꽃을 피우더니 하룻만에 열매를 맺었습니다. 키도 60cm 이상 훌쩍 자라 놀라운 성장 속도를 보입니다. 한 평 남짓 작은 공간에 심어놓은 생명들이 그나마 세상의 근심 걱정을 잊게 하는 희망이 되어줍니다. 초봄에 심어놓은 희망이 사랑이 된 겁니다.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오늘은 오전 근무를 부지런히 마치고 멀리 고향 순창 본가에 다녀올 참입니다. 제 부친의 기일 30주기입니다. 벌써 아버님 돌아가신 지 30년이 흘렀군요... 아 그리운 아버지~!복잡하고 험한 세상 와중에도 베란다농법으로 키운 토마토에 희망의 한 알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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