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대책 되풀이?…건설현장 '고질병' 사라져야

최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22 18: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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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계기
'안전 제일'만이 '생존의 길' 명심해야
▲아이파크 아파트가 어둠에 싸여 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현산) 회장이 결국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등 잇단 대형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지역에서 발행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험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이 10년"이라며 "하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을 포함해 HDC현산이 지은 모든 주택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룹 총수가 사과하고 대책을 발표했으니 이제 안심해도 되는 것인가.

건설현장에서 유사한 사고·대책이 계속 되풀이 되면서 건설사 ‘안전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건설현장마다 '안전제일'을 강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사고 원인이나 조사결과를 보면 대부분 '인재(人災)'로 결론 내려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런 건설현장의 위험성에 대해 건설산업연맹의 한 관계자는 기고문을 통해 '건설현장 사고에 대한 원인진단이 잘못되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이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할 정도의 건설 공사 하도급 문제와 발주·시공사의 무리한 공기(工期) 단축에 따른 무리한 공사 진행 문제 등 건설현장의 고질적 병폐와 구조적 문제가 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정몽규 회장이 직접 사과를 했지만 HDC현산에 대한 여론은 냉소적이다.

나름 사고 수습·피해회복 등 안전 대책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것만으로는 전부가 아니다. 건설산업연맹 관계자의 지적처럼 건설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개선되는 원천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언제나처럼 '말뿐인 대책'에 그치기에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게 된다.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은 산재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건설업계에 지탄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산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전으로 법 적용이 불가능해 법적 처벌은 받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또 다시 유사한 사고가 날 경우는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도 처벌되기에 HDC현산은 더욱 명확한 안전대책을 수립·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제 HDC현산은 총수의 사과와 대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지자체·전문가·입주민·현장 관계자 등의 모든 지적을 새겨들어야 한다. 반성과 다짐을 기반으로 확고한 '안전 제일' 행보를 하는 길만이 생존의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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