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훼손 등 집 수리, 집주인이 부담해야"

김상중 / 기사승인 : 2021-10-11 1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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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리비 명목 전세 보증금 공제는 부당 판결

▲벽지 훼손 등에 따른 수리비는 누가 부담해야 하나. (사진=픽사베이)

 

A 씨는 2020년 9월에 서울의 한 아파트를 반전세로 얻었다.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50만원에 그해 12월 바로 입주했다. 추운 겨울에 수도가 동파되기도 했지만 집주인이 수리해 줬다. 그렇게 2년을 지낸 A 씨는 다른 집으로 옮기기로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집주인이 보증금 3억원 중 100만원은 돌려주지 못하겠다고 했다. 집주인은 A 씨가 집을 험하게 사용해 원상복구 비용이 필요하다며 2억9900만원만 돌려줬다.

집주인은 "A 씨가 세들어 사는 동안 집 수도관이 동파되고 인근 집으로 수돗물이 스며들어 피해가 발생했다"며 "전등도 파손되고 벽에 붙인 스티커를 떼다가 벽지도 훼손된 만큼 수리비와 도배비를 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등은 실수로 우리가 부순 게 맞으니 물어주겠지만 나머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집주인이 거절하자 못 받은 보증금 100만원에서 전등수리비 8만원을 뺀 92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처럼 아파트 등 주택에 세를 살면서 시설물이 훼손될 경우 이를 누가 수리해야 하는 것이 옳을까.
 

법원은 수도가 동파되거나 벽지가 찢어지는 등 손실 사례가 생겼을 경우 집주인이 책임을 지고 수리해 줘야 한다고 세입자의 손을 들어줬다.


13일 서울중앙지법 관계자에 따르면 민사항소9부(오성우 부장판사)는 집주인이 이긴 1심을 뒤집고 "피고가 9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아파트는 베란다 격실이 홑창이라 수도동파가 자주 일어나는 등 동파가 아파트 구조의 문제인 만큼 집주인이 수리비를 부담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집주인은 "세입자의 관리 소홀로 동파가 일어난 것"이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오히려 "아파트의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는 집주인이 수도관 동파가 안 되도록 적절한 관리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그랬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벽지 훼손도 "주택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며 세입자가 책임질 부분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집을 반환할 때 통상 수준을 넘는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없었던 만큼 보증금을 전액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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