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이 원심과 다른 결론에 이를 가능성 있는가

로인 선임기자

web@lawyersist.com | 2026-01-26 12:17:44

단순히 사실관계 다시 보는 것만으론 부족
법리적 틀에 세가지 축 존재…논리 맞물려

[사건 개요]  21년 전 전남 진도의 한 저수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아내 사망 사건에 대해 수십억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살인인지, 단순 교통사고인지가 재심에서 다시 다뤄지고 있다. 재심 변론이 종결되며 2월 선고를 앞두고 법적·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의 재심 판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실관계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법원이 어떤 법리적 틀 속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게 되는지를 이해해야만, 왜 재심이 원심과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지 선명해진다. 그 법리적 틀의 중심에는 세 가지 축이 존재한다.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간접사실에 의한 고의 입증 기준, 그리고 과학 감정 증거의 증명력 판단 원칙이다.

먼저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형사소송법의 절차적 정의가 실체적 진실 발견보다 우선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해왔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적법 절차를 위반해 수집한 증거에 대해 “그 증거가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는 수사의 효율성보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 우선이라는 헌법적 가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판례 법리는 재심에서 하나의 구조로 맞물리는 구조로 판결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사진=AI생성)

본 사건에서 차량 압수 및 감정 의뢰 과정이 임의 제출의 형식을 취했는지, 실질적으로 강제성을 띠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이유도 바로 이 판례 법리 때문이다. 만약 해당 절차가 위법하다고 판단된다면, 그 출발점에서 파생된 감정 결과와 논리는 법정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둘째, 간접사실에 의한 고의 입증에 관한 판례는 이 사건의 핵심 구조와 맞닿아 있다. 대법원은 직접 증거가 없는 경우에도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그 정황들의 연결이 경험칙과 논리칙에 부합해야 한다고 판시해왔다. 즉, 각각의 정황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져야 하며, 중간에 비약이나 억지 연결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보험 가입 사실, 사고 시점, 사고 장소, 감정 결과, 진술 태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만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 재심에서 바로 이 연결의 자연스러움이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되고 있다.

셋째, 과학 감정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판례 역시 중요하다. 대법원은 감정 결과가 존재한다고 해서 법원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그 전제와 방법, 논리 구조를 법관이 독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해왔다. 감정은 법관의 판단을 돕는 자료일 뿐, 결론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특히 동일한 자료를 두고 상반된 감정 결과가 존재하는 경우, 법원은 그 감정의 신뢰성과 한계를 더욱 엄격히 따져야 한다.

이 세 가지 판례 법리는 본 사건 재심에서 하나의 구조로 맞물린다. 증거의 내용이 아니라 증거가 수집된 방식, 정황의 존재가 아니라 정황이 연결되는 방식, 감정의 결과가 아니라 감정이 도출된 과정이 모두 판단의 대상이 된다.

판례 흐름 속에서 본 사건은 단순한 사실관계 다툼을 넘어,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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