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유·무죄 문제 아닌 ‘진실’ 접근 여부 상징성

로인 선임기자

web@lawyersist.com | 2026-01-26 11:46:56

법적 판단 완료도 시간 지난후 검증 여부 다시 부상
사법 정의, 고정 결론 아닌 계속되는 검증과정 입증

[사건 개요]  21년 전 전남 진도의 한 저수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아내 사망 사건에 대해 수십억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살인인지, 단순 교통사고인지가 재심에서 다시 다뤄지고 있다. 재심 변론이 종결되며 2월 선고를 앞두고 법적·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이 법조계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단순히 한 개인의 유·무죄 문제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진도 저수지 사건은 사법 시스템이 어떻게 사실을 인식하고, 어떤 기준으로 진실에 접근하며, 그 판단이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검증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됐다.

특히 재심이라는 절차를 통해 과거의 확정 판결이 다시 법정에 오르는 모습은, 사법 정의가 고정된 결론이 아니라 끊임없이 검증되는 과정임을 드러낸다.

▲판결은 고정된 결론이 아니라 끊임없이 검증되는 과정이다. (사진=AdobeStock License hgchoi)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 법원의 판결은 ‘최종적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 인식에 균열을 만든다. 당시에는 충분하다고 여겨졌던 증거와 논리가 2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의문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법적 판단 역시 시대의 인식과 과학 수준, 그리고 절차적 엄격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사법 불신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사법 시스템이 스스로를 교정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재소자와 그 가족들에게 이 사건은 매우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혹시라도 억울한 판결이 존재할 수 있으며,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통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절망 속에서 마지막 희망이 된다. 재심은 단순한 법률 절차가 아니라, 사법 정의의 안전장치로 기능한다는 점을 이 사건은 생생히 보여준다.

또한 과학 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도 영향을 준다. 국과수 감정과 같은 과학적 분석은 대중에게 거의 절대적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그 과학조차도 해석의 대상이 되며, 반대 감정과 학술적 논쟁의 여지가 존재한다. 이 사건은 ‘과학=진실’이라는 단순한 공식이 법적 판단에서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이 사건은 수사기관의 절차적 적법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킨다. 증거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증거가 어떤 방식으로 수집되었는가라는 점이다. 절차가 위법하다면 실체적 진실에 접근했더라도 그 증거는 배제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의 원칙이 재조명된다.

결국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법의 판단은 얼마나 완전한가, 그리고 그 판단을 다시 검증할 수 있는 구조는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지 법률가들만의 고민이 아니라, 법의 보호를 받는 모든 시민에게 던져지는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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