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전체적 흐름, 여전히 고의성 짙어”

최재영 기자

jychoi@naver.com | 2026-01-26 11:02:19

단순 교통사고 범주 머물 수 없는 여러 정황들 중첩
‘계획된 행위’ 불구 재심서 ‘의심’의 확대 가장 경계

[사건 개요]  21년 전 전남 진도의 한 저수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아내 사망 사건에 대해 수십억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인 살인인지, 단순 교통사고인지가 재심에서 다시 다뤄지고 있다. 재심 변론이 종결되며 2월 선고를 앞두고 법적·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의 시각에서 이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의 범주에 머물 수 없는 여러 정황들이 중첩된 사건이다. 수사 초기부터 검찰이 주목한 것은 ‘보험’이었다. 피해자 명의로 다수의 생명·상해 보험이 가입되어 있었고, 그 보장 규모는 당시 피고인의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수준이었다. 보험은 그 자체로 범죄의 증거가 될 수 없지만, 범죄 동기를 설명하는 강력한 배경 사정이 될 수 있다. 검찰은 바로 이 지점에서 사건의 방향을 설정했다.

사고 발생 시점 또한 검찰 논리에서 중요한 축을 이룬다. 보험 가입 이후 비교적 단기간 내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사고 장소가 인적이 드문 저수지 인근이었다는 점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사고가 아니라 계획된 행위의 결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검사 모습 스케치. (사진=AI생성)

국과수 법공학 감정 결과 역시 검찰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피해자의 신체 상태와 차량 내부의 흔적 분석 결과는 단순한 충돌 사고로 설명하기 어려운 압박 흔적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차량 내부에서 외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곧 피해자가 사고 이전에 물리적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 즉 고의적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또한 피고인의 진술 태도 역시 검찰이 주목한 부분이다. 사고 직후의 진술과 이후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 사이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고, 세부 정황에 대한 설명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검찰은 이러한 진술 변화를 ‘기억의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회피’로 해석했다.

검찰 논리의 핵심은 단순하다. 각각의 정황은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모든 정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을 우연으로 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보험 가입, 사고 장소, 사고 시점, 감정 결과, 진술 태도는 각각 독립된 사실이지만, 이를 하나로 연결했을 때 ‘사고’보다는 ‘고의’라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재심에서도 검찰은 이 기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증거의 적법성이 다퉈지고, 감정 결과에 대한 반박이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은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이 여전히 고의성을 가리키고 있다고 본다. 특히 감정 결과에 대한 반박이 존재하더라도, 원 감정이 완전히 배척되지 않는 이상 그 증명력은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재심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의심’의 확대다. 형사재판에서 의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검찰은 그 의심이 합리적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다. 검찰의 입장에서 이 사건은 여전히 여러 정황이 일관되게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는 사건이며, 그 방향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계획된 행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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