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사투리가 인천 사투리로?...거리에 달렸다

경서일보

webmaster@gsdaily.co.kr | 2022-09-14 16:41:10

강화도, 행정적으로 인천시 편입...거리상으론 멀어
연육교 통해 연결 추진...실현땐 표준어 사용 가능성

단어 및 형용사에서도 표현이 다르다. 

심부름을 강화도에서는 심바람이라고 하며, 찬물을 쏜물, 추운날을을 쏜날이라고 한다.

알다시피 제주도 사투리는 일반인이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수준이다. 강화도 사투리도 이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강화 사투리는 지역문화로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자료=강화군)

위의 단어를 사용한 예로 "안녕하세요? 어디가세요?" "아버지 심부름으로 시장에 갑니다"라는 대화는 강화도 사투리로 "안녕하시꺄? 어디가시꺄?" "아부지 심바람을 시장에 가이다"가 된다. 

역시 한 번에 알아듣기 쉽지 않은 말이다. 

이밖에도 무는 무이, 했습니다는 했시다, 똑같지 않게는 깔죽읍시, 못난 짓은 더럽다, 넣어 먹어라는 처 먹어라, 끈적끈적은 뿌진뿌진 등 표준어와 많이 다르다.

이는 한국전쟁 이전까지 강화도 특히 인근의 교동도는 북한 황해도 문화권이라고 할 수 있다. 상권도 황해도 연안장이나 배천, 해주쪽과 연계성이 많고 혼인 풍습도 북쪽과 연계성이 컸다.

전쟁으로 북한에서 피난온 연백군 주민들이 귀향하지 못하고 교동도에 정착하면서 남과 북의 문화과 혼재하게 됐다. 말투 역시 북한말로 오해받을 정도로 유사하다.

이후 교동도는 그들의 오랜 문화와 1960~1970년대 스타일이 머물러 있는 '레트로'를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북한과 인접한 접경지로서 교동도 주민들의 평화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강화도 주민들의 정겨운 사투리도 이어가고 있다.

경제발전에 따라 지방이 도시화가 되면서 언어도 자연스레 표준어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만큼 사투리의 사용 빈도가 적어지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사투리가 되레 생소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강화도는 일반적인 변화와는 차이가 있다. 육지에 속하지 않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다해도 생활 면면에 적지 않은 다름이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사투리가 많이 쓰여진다. (사진=경서일보DB)

인천시에 병합되면서 강화도는 행정적인 측면에서 인천광역시 강화군으로 광역시의 한 지역이 됐다. 그렇지만 지리적으로 인천시와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도로상으로는 경기도 김포시를 거쳐야 다시 인천시 서구로 연결된다. 해상으로는 강화도와 연결된 동검도가 인천시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자리하고 있지만 직접 연결되는 교량이 없다.

구상이지만 동검도에서 세어도를 거쳐 인천시 서구 지역으로 연결하는 개발계획이 실제로 추진된다면 강화도도 인천시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교량으로 가장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강화도와 연결돼 있는 동검도와 가까운 세어도를 거쳐 인천 서구 지역쪽과 연결하면 대략 3~4km 거리의 교량 건설이 가능해진다. 강화도-동검도-세어도-서구 오류동으로 연결되는 연육교(連陸橋) 방안이다.

가능하다면 세어도와 인근 항산도 일대를 간척, 매립해 육지화하면 개발 여지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천·강화·김포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지역발전도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강화도가 인천광역시 지역으로 된지 어느덧 만 27년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강산이 두세번 변할 기간이다. 이렇듯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떨어져 있는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지 않다. 이에 언급한 연륙교 방안이 실현된다면 그만큼 도시화와 지역 발전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편으로는 연륙교로 인해 가까워진 거리만큼이나 표준어를 사용할 빈도 역시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오랜 세월 동안 주민들과 함께해 온 사투리가 사라질 우려도 커질 수 있다.

지역마다 사투리가 있다. 인천 역시 사투리가 있을 수 있다. 검색사이트를 동원해 인천 사투리를 찾아보니 없는 것은 아니다. 

못생긴 생선으로 알려진 아귀를 인천에서는 물텀벙이로 말한다. 다양한 야채를 양념에 버무린 무생채를 인천에서는 채장아찌로, 생선 알탕이 아닌 계란이 되기 전의 어린 알로 만든 알탕은 닭알탕으로 부른다. 또한 계란은 겨란, 닭알이라고 한다.

단어 몇개를 나열하면서 굳이 인천 사투리라고 표현하기는 어색하다. 그렇기에 말투로 쓰이는 사투리, 즉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본래의 인천 사투리 여부는 알 수 없다. 강화도 사투리를 인천 사투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오랜 세월이 경과하게 되면 강화도 지역이 인천으로 편입된 것처럼 사투리도 인천의 사투리로 자리매김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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