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최정석 기자
jschoi@naver.com | 2022-09-21 10:33:51
강화섬포도축제가 초지대교 앞 초지 광장에서 지난 17일~18일 이틀간 인기리에 진행됐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중단됐던 '강화섬포도축제'가 3년 만에 다시 개최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운영 측면에서는 '옥의 티'처럼 미비한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사전에 세심한 준비가 필요해 보였다.
먼저 소비자 등 축제 관람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행사장 주차장에 대한 안내요원 등은 불편함이 없이 잘 진행돼 주차장 이용에 수월했다. 하지만 정작 행사장은 가을 뙤약볕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
중앙 무대에 마련된 관람석은 의자만 배치돼 있었을 뿐 그늘막은 전혀 없었다. 이에 관람객들은 자체 양산을 쓰고 앉아 있는 몇 명만 있을 뿐 전체 관람석 의자는 거의 비어있었다.
관람객들은 무대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대해 그늘이 있는 앞쪽 의자에만 앉아 있었다. 전체의 대부분인 뒷쪽 의자는 뜨거운 햇볓에 그대로 노출돼 누구도 앉아 있기 어려웠다.
관람석에 대한 그늘막은 사실 무대에 따른 기본 사항이다. 행사 일정동안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를 감안해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았다면 이해할만하다.
그렇지만 ‘가을 햇살이 여름 햇볕보다 더 뜨겁다’는 것은 상식에 가까운 사실인데도 이에 대한 대비는 전혀 없었다.
행사장을 찾은 수많은 관람객은 햇볕을 가려주는 그늘막 아래서 관람해야 했다. 그런데 그들을 뜨거운 가을 햇볕 아래에 그대로 방치했다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리고 행사장 내부 스텝 등 안내요원 역시 부족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어느 누구의 안내도 받지 못한 채 그저 이 부스, 저 부스를 돌아다니며 포도 시식이나 해야 했다.
부스에 부착된 명패(?)를 보기 전에는 어느 부스에서 무엇을 하는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부스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강화섬포도축제가 이번이 처음이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고, 미비한 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는 두 번째 열린 축제 행사다. 1회 행사 당시의 성과와 과제를 분석해 더 나은 행사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었다
그런데도 어느 관람객의 지적처럼 ‘포도축제가 아닌 포도판매장 같은 느낌만 전해 주는데 그쳤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년간 행사를 열지 못한 가운데 다시 행사를 재개하기에 시간이나 예산 등 준비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자체의 이름을 내걸고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축제를 주먹구구식으로 할 수는 없다.
물론 칭찬받을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곳곳에서 알게 모르게 수고한 많은 이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순조롭게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를 이기고 다시 열린 강화섬포도축제는 너무나 소중하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더 크면 안 된다. 그렇기에 더 잘되기를 바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앞으로 최고의 지역 축제가 되려면 오늘의 작은 지적도 크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것만이 강화섬포도축제를 전국 대표 축제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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