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배려가 만드는 인권도시
구리시
webmaster@gsdaily.co.kr | 2025-09-12 11:15:14
구리시 대표 문화유산 동구릉에서 최근 열린 ‘함께 걷는 동구릉’ 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며 교류한 뜻깊은 자리였다. 원만하게 진행된 이번 행사는 지역사회의 화합을 보여준 긍정적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참여’ 이상의 고민이 필요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공간을 공유했다는 사실만으로 ‘함께’의 의미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단순히 장애 구분 없는 참여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의미의 ‘함께 걷기’는 장애인의 인권과 권익 보장을 행사 기획의 중심에 두는 데서 출발한다. 행사에 장애인이 단순히 ‘참여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사 기획, 운영, 프로그램 구성 등 전 과정에 장애인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또한 행사장 접근성, 이동 편의, 안내 체계 등 물리적·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준비돼야 한다. 장애인이 불편함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다.
나아가 프로그램 역시 단순한 친목 교류를 넘어 장애 인식 개선, 차별 사례 공유, 장애 문화예술 소개 등 사회적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장, 장애 차별 사례와 개선 과제를 공유하는 시간, 장애와 관련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행사의 사회적 의미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
장애인미디어인권협회 권미경 회장이 “장애 인권 중심으로 나아가는 지역 행사가 돼야 한다”며 “참여만으로 부족하며 장애인의 인권과 권익, 그들의 목소리가 행사 전 과정에서 존중될 때 비로소 ‘함께 걷기’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구리시는 존중과 배려가 만드는 인권도시로서 장애 인권 중심의 행사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구리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모든 문화행사가 단순 화합을 넘어 장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인권 존중의 가치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구리가 인권도시로서 자리매김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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