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인가 권력인가
최정석 기자
standard@gsdaily.co.kr | 2025-07-21 08:32:17
지난 주말, 파주시에서 어이없는 해프닝이 있었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노조원들과 ‘이동시장실’을 개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수많은 깃발과 확성기를 단 노조 차량들이 파주시청과 파주시의회 인근 도로에 집결하자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제보한 것이다.
이에 현장에 가서 파주시장이 ‘이동시장실’ 행사를 위해 외부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외부 노동자들을 파주시로 오게 해서 행사를 진행해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이를 본 한 파주시의원이 취재 기자에게 연락해 ‘파주시의회 관계자에게 연락해 기사 내용을 확인해 보라’고 알려줬다.
사실관계를 알아보니 노조원들이 이동시장실 참석차 집결한 것이 아니라 한 파주시의원이 발의한 조례 개정안에 반발해 항의하기 위해 모였다는 것이다.
관계자에게 내용 확인 후 기자는 바로 이전 기사를 사실대로 수정해 보도했다.
그런데 노조 집행부 관계자가 기자에게 연락해 ‘사실 확인 없이 기사를 쓰면 되냐’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기자는 보도 과정을 설명하고 “현재 수정된 기사가 등록돼 있어 괜찮을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위원장이 보통 위치에 있는 분이 아니다, 파주시장도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몰아붙였다.
기사가 첫 보도 그대로 계속 노출된다면 오해 소지가 있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알게 된 이후 팩트대로 수정 보도한 기사에는 아무런 문제 소지가 없다.
그런데 위원장님, 시장님 운운하면서 언론중재위를 거론하며 기자를 겁박한 태도는 심각한 월권이다.
이동시장실 관련 취재 기자는 전에 중앙일간지 기자 시절 노조 집행부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당시 파업투쟁을 이끌 만큼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만큼 노조에 대해 잘알고 있는 노조 선임자, 선배라고 할 수 있다.
노조는 노조원들의 권리, 권익보호와 복지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노조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를 이끄는 대표자로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해 앞장서는 역할과 활동을 수행한다.
위원장은 노조 규약에 따라 조합원 중에 대표로 선출된 동일한 노조원이다. 업무와 역할이 위원장일 뿐이지 권력자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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