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 없이 입증한 ‘법꾸라지’

최청암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cachoi@gsdaily.co.kr | 2025-07-21 08:21:33

최청암 칼럼니스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특검 출석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강한 비판을 받았다. 
 국가의 운명을 뒤흔들었던 중대한 의혹을 해명해야 할 전직 대통령이었으나, 특검 사무실에 들어서기도 전에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포토라인을 빠르게 통과해버렸고,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철저히 침묵했다. 
 예상과 달리 조사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비공개 지하 출입을 고집하다가 공개 출입으로 겨우 들어섰고, 경찰 조사관의 배석을 문제 삼으며 조사관 교체를 요구하면서 세 시간 넘게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공식 조사가 심야까지 이어졌음에도 실제 조사는 5시간 남짓에 그쳐 ‘진상 규명’의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가 특검 조사에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사진=영상갈무리)

 이런 상황을 두고 “실질적 조사는 회피하고 형식적 절차만 밟는 것”이라는 비판이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에서 거세게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법 절차를 지키는 척만 했다”고 강조했으며, 시민들 역시 “버티기”, “법꾸라지”라며 냉소적으로 평가했다. 
 과거 윤석열 검사 시절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던 태도와, 지금 본인이 진술거부권과 조사 불응, 조사관 교체 요구 등 다양한 ‘법 기술’로 시간을 끄는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내란특검팀 역시 “허위사실 유포,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조사 방해 관련 별도 수사까지 나섰다. 
 하지만 결국 이번 특검 출석은 ‘진실의 시간’이 아닌, 법적 절차상의 형식적 ‘방문’에 그쳤다는 것이 중평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민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법 앞의 평등과 책임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는 태도에 다름없다.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인사가 의혹에 성실히 답하고, 모든 국민과 동등함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공직자의 최소한의 책무다.
 이에 더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 역시 ‘법꾸라지’식 조사의 회피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건희측은 특검 출석을 앞두고 ‘하루 한 혐의씩 짧게 나눠서 조사, 중간에 3~4일 휴식, 오후 6시 이전 종료’ 등, 사실상 조사 자체를 지연시키는 협의를 요구했다. 
 특검팀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여사 측은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우는 등 핑계와 변명으로 시간을 끌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과 시민사회에선 “과거에도 검찰 소환에 불응하거나 입원 등으로 출석을 피한 전례가 있다”며, 전형적 ‘법꾸라지’ 행태가 반복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관련 사건 참고인이나 실무자를 두고도 불출석·지연·소환 불응 등이 이어지고 있고, 특검 압수수색 영장도 줄줄이 기각되는 등 수사 당국의 강제력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채상병 특검 역시 일부 관계인들의 진술 거부와 수사 지체가 이어지고 있어, “수사 회피와 시간 끌기, 변명으로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대해 특별한 제도적 보완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국 이들 세 특검 모두가 실체적 진실 규명 대신 ‘버티기’와 ‘절차적 회피’에 발목을 잡힐 수 있음이 우려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형식적 출석과 피상적 조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수사 대상자들을 통한 조직적 회피와 방해를 원천 차단할 특단의 대책과 국민적 감시, 특검법의 실질적 보완이 절실히 필요하다. 
 따라서 3대 특검 관련 피의자들은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대원칙을 지키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국민은 묵묵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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